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윤동주, 자화상

알바트로우스 2022. 8. 26.

 

힘이 되는 짧고 좋은 글귀-인생명언


자화상

'윤동주'

 

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 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. 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 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 있습니다. 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. 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.

 

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 집니다.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 그대로 있습니다. 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. 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 집니다. 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 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 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.

 

[출처]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. 윤동주 전 시집.


시대를 짊어진 순수한 청년의 고뇌가 보입니다. 글 쓰는 것 외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생각한 듯 외로워 집니다.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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